군에 간 아들에게 전하는 아빠의 진심 어린 편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애써 눈물 삼켰던 그날, 네게 전하지 못한 말들이 오늘따라 마음속에 가득 밀려온다.
오늘은 저처럼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님들, 혹은 그 시기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남깁니다. 한 아버지로서 꺼내는 솔직한 마음이 누군가의 위로가 되길 바라며, 감성적인 기록을 조심스레 남깁니다.
▪️ 입대하던 날의 기억
아들아, 네가 입대하던 그날은 유독 추웠던 12월이었지. 그런데 하얗게 깎은 네 머리를 보고 있자니, 바람이 뺨을 때리는 듯 더 춥게 느껴졌어. 긴장도 되고, 두려움도 있었을 텐데, 너는 묵묵히 의젓한 척 애써 웃더구나. 엄마와 아빠를 안심시키려는 그 모습이 너무 기특하고, 동시에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나올 뻔했단다.
입소식장에서 너를 찾느라 여기저기 고개를 돌리던 순간이 기억나. 그러다 너를 멀리서 보고서야 ‘아, 정말 이별이구나’ 하는 실감이 밀려왔어. 아빠는 한때 최전방 GOP에서 간부로 근무했단다. 그때는 죽음과 사고가 늘 가까이 있었고, 정말 힘든 나날이었어. 그래서 솔직히 너를 군에 보내는 것이 두려웠단다. 그런데 너는 당당하게 “남자는 군대는 다녀와야지”라고 말했지. 아빠는 그 말에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구나 하고 깊이 반성했어.
▪️ 아들이 없는 일상의 변화
네가 태어나 처음으로 내 품에 안겼을 때, 아빠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단다. 그 느낌은 지금도 꿈속에서 자주 떠오를 만큼 생생해. 주말이 기다려지고 설레였지. 너와 함께 놀이터에서 뛰놀던 그 시간들은… 아빠에겐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었어.
회사에서는 금융위기와 코로나, 퇴사 위기까지 참 많은 시련이 있었지. 가정을 지키기 위해 자존심도 내려놓고, 부당한 대우에도 참아야 했어. 하지만 너만 생각하면 버틸 수 있었단다. 너로 인해 아빠는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어. 최근에는 회사를 떠나 새로운 길을 시작했는데, 사실 막막했어. 링겔을 맞을 정도로 스트레스도 심했고… 하지만 그 와중에도 너의 웃는 얼굴이, 그 존재 자체가 큰 힘이 됐지. 아빠는 너 때문이라도 이 세상에 맞서서 버텨야 될 목적이 생겼단다.
이제는 너의 빈방을 바라보며 그리움을 삼켜야 하는 시간이 많아졌어. 집 안이 이렇게 조용할 수 있구나 싶을 만큼, 너의 존재가 컸다는 걸 다시금 느끼고 있어. 네가 없는 일상이 어색하고, 그리워. 가끔은 너의 어릴 적 사진을 보며 혼자 웃었다 울었다 한단다.ㅋ
▪️무사히 다녀오길 바라는 아빠의 기도
훈련소 소대장님으로부터 네가 우수 훈련병으로 포상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빠는 정말 울컥했단다. 건강히 훈련만 받아도 감사할 텐데, 단상에 앉아 의젓하게 상을 받는 너를 보니 얼마나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는지 몰라. 자식 자랑은 바보가 한다지만, 그날만큼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소리치고 싶었어. “내 아들 정말 훌륭하게 자랐습니다.”
사실 삼촌이나 고모는 요즘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어. 그래서 더더욱 너를 향한 자랑은 마음속에만 간직했단다. 아빠는 바라지 않아. 다치지만 말고, 무리하지 말고, 그저 무사히 돌아오면 돼. 예전 아빠는 젊은 혈기로 무모하게 군생활을 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부모가 되어 보니 그게 얼마나 위험한 선택이었는지 알겠더라.
너는 아빠를 닮지 않아도 돼. 특급병사가 되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너 자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 군 생활에서 겪을 감정과 응원의 말
요즘 군대가 좋아졌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집을 떠나 규율 속에 살아야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을 거야.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못하는 환경 속에서, 불편함과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을 테지. 아빠가 경험해본 바로는 훈련보다 더 힘든 건 내무반 생활이더라. 여러 지역에서 모인 친구들과 성격도 다르고, 때론 인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겠지. 그런 속에서 네가 좋은 동기, 좋은 고참들을 만나 조화롭게 잘 지내길 아빠는 늘 기도하고 있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아빠는 항상 네 곁에 있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단다. 가끔은 말 한마디에 상처받을 수도 있고, 억울한 일도 생기겠지만, 그 모든 시간을 지나고 나면 너는 훨씬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야. 가족은 늘 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거고 말이야.
▪️ 아빠로서의 반성과 다짐
아빠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단다. 가정이라는 무게 아래 때론 고집을 부리기도 했고, 말하지 못한 속마음을 꽁꽁 감추기도 했어. 너와 엄마에게 상처가 되었던 날들도 있었을 거야. 그래서 요즘 들어 더욱 조심하고 있어. 더는 내 판단 미스로 가정에 고통이 오지 않도록, 늘 겸손하게 배우고 반성하고 싶단다.
아빠는 지금 네가 군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 그런 너를 떠올릴 때마다, 나도 다시 다짐하게 된단다. 내가 먼저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겠다고, 내가 먼저 가족을 따뜻하게 품고 지켜내야 한다고 말이야. 너를 통해 아빠도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어. 참 고맙다, 아들아.
▪️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전하는 희망
너를 군에 보낸 뒤, 평범했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집 안에 얼마나 따뜻한 온기가 돌았는지 새삼 깨닫게 됐단다. 너의 빈자리를 마주하며, 아빠와 엄마는 더 많이 대화하게 되었고, 서로를 더 아끼고 있어.
아빠는 매일 아침 네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한단다. 그리고 그 마음으로 더 성실히, 더 진심으로 하루를 살아가려 해. 우리 가족은 늘 그 자리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어. 너는 우리 모두의 자랑이고, 사랑이야.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라는 걸 잊지 마라.
아들아, 이 글을 쓰며 수없이 네 생각을 했단다. 내가 전하지 못했던 말들, 미처 꺼내지 못한 마음들이 이 편지를 통해 닿기를 바란다. 네가 없어진 자리에 남겨진 가족은, 너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매일 실감하고 있어. 그만큼 너를 기다리고, 사랑하고, 응원하고 있단다. 아빠도 더 성숙해지고, 더 단단해지고 싶다. 우리 가족이 늘 너의 따뜻한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 사랑한다, 그리고 언제나 자랑스럽다.
📮 마무리하며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혹시 지금 당신도 군대라는 이별을 앞두고 있는 부모이거나, 그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당신의 마음도 이해합니다.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었다면, 댓글로 당신의 이야기도 남겨주세요. 함께 공감하고, 함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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